얼마 전까지 나는 이분을 현 정권에 무조건적으로 충성(?)하는 사람으로 생각 했었다.
그런데, 얼마 전 사퇴의 변도 그렇고 아래의 퇴임사를 보고 내가 오해를 했는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중수부 (아래의 퇴임사에서 '검찰의 부정부패 수사기능') 폐지 혹은 축소에도 다소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
대검 중수부의 폐해가 있다고 무조건 없애면 또다른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까.
(공직자비리수사처도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이게 대통령 직속이 되면 역시 문제가 될 수 있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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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news2.cnbnews.com/category/read.html?bcode=80593&load_bal=yes

사랑하는 전국의 검찰가족 여러분!
이제 저는 지난 27년 동안 제 삶의 전부였던 정든 검찰을 떠납니다.
법률상 보장된 임기를 스스로 포기하고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나기 위해 이 자리에 서 있습니다.

이 결단이 제가 대한민국과 우리 검찰을 위해 마지막으로 헌신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라 믿습니다.

저는 검사가 된 그 날부터 좋은 남편, 좋은 아버지, 좋은 친구이길 포기하고 살았습니다.
개인의 명예보다는 국가와 검찰의 운명 그리고 미래를 먼저 생각해 왔습니다.
그 동안의 노력과 정성이 결실을 맺기도 전에 여러분 곁을 떠나게 되어 몹시 안타깝고 아쉽습니다.

이제 저의 사직을 계기로 검찰에 대한 책임 공방이 종식되고, 부패척결과 법질서 확립이라는 검찰 본연의 임무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그동안 정치적 격변기라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한 점 흔들림 없이 저를 믿고 따라준 검찰 가족 여러분께 충심으로 감사드리면서 몇 가지만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친애하는 검찰가족 여러분!
강한 검찰이 아닌 바른 검찰, 원칙과 정도, 절제된 검찰권 행사, 그리고 인권을 존중하는 품격 높은 수사, 이런 모습의 검찰, 이런 모습의 수사를 항상 추구해 주십시오.

지금까지 많이 고치고 많이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국민의 눈에는 아직도 턱없이 부족하고 모자랍니다.
지금보다 더 낮추고 더 겸손해야 합니다. 지금보다 더 절제되고 더 세련된 모습으로 검찰권을 행사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강하고 교만하다는 국민적 지탄과 비판 때문에 검찰이 설 땅을 잃어 갈 것입니다.
‘족한 줄 알면 욕을 당하지 아니하고 그칠 줄을 알면 위태롭지 아니하다(知足不辱 知止不殆)’는 말이나, ‘지나침은 오히려 모자람만 못하다(過猶不及)’는 말의 의미를 더욱 더 깊이 새겨들어야 합니다.

최근의 사태와 관련하여, 각계에서 제기된 각종 제언과 비판에 대해 우리 스스로 미흡한 점은 없었는지, 검찰이 무엇을 고쳐야 하는지 진지하게 성찰해야 합니다.
이제까지의 수사관행과 수사기법, 수사상황 브리핑, 보안사항 유출 등에 대한 문제점을 바로잡고, 수사와 언론과의 관계를 새롭게 정립하는 계기로 삼아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어떠한 어려움 속에서도 부정부패 척결의 소임은 차질 없이 수행되어야 하겠습니다.
검찰수사와 관련된 최근의 논의가 검찰의 부정부패 수사기능을 약화시키는 방향으로 전개되어서는 안 됩니다.

부패혐의 수사가 예상치 못한 변고로 차질을 빚었고, 그 과정에 많은 아쉬움이 있다 하여 전체 사건 수사의 당위성과 정당성이 모두 훼손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를 기화로 검찰의 수사기능을 약화시킬 경우, 부패혐의자만 유리한 부패공화국으로 전락하게 될 것입니다.

비리혐의 수사과정에는 이해관계를 달리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밖에 없고, 때로는 여론이라는 이름으로 차마 견딜 수 없는 비난을 검찰에 쏟아 붓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하여 당위의 세계를 추구하는 검찰이 옳은 것을 그르다 하고 그른 것을 옳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옳은 것은 옳다 하고 그른 것은 그르다고 해야 합니다.
최근의 수사에 대해 국민적 오해와 사회적 논란이 계속되는 상황이라면 검찰의 입장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것도 우리의 몫입니다.

우리나라에 부정부패가 존속하는 한, 검찰은 지위 고하를 가리지 않고, 산 권력이건 죽은 권력이건 아무런 성역 없이, 수사를 진행할 수 있어야 하고, 또 할 것입니다.
제가 물러난다 하더라도 후임 검찰총장 모두가 부정부패 척결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검찰이 부패 사건 수사에 흔들림없이 매진할 수 있도록 새로운 형사법제 도입 등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데에도 전력을 기울여 주시기 바랍니다.

친애하는 검찰 가족 여러분 !
비록 길지 않은 1년 반의 재임기간이었지만 돌이켜보면 참으로 격랑의 세월이었습니다.
오늘, 저는 비록 떠납니다만, 오로지 검찰을 위해 최선을 다해 왔다는 제 의지의 순수성과 진정성을 믿어 주시는 여러분들이 있기에 저는 외롭지 않습니다.

제가 직을 떠나는 의미를 알고 검찰의 명예회복을 위해 여러분 모두 최선을 다해 주십시오.
우리 검찰이 진정성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사태수습에 임한다면, 국민들도 우리 검찰에 더 한층 힘이 되는 용기와 성원을 보내 주실 것입니다.

어려움 속에서도 숭고한 소명을 받들어 더욱 더 국민의 믿음과 사랑을 받는 검찰로 번영해 가리라 믿습니다.
거친 파도가 가라앉고 물결이 잔잔해지면 물 스스로가 사물의 본모습을 제대로 비춰 줍니다.
언젠가는 오늘의 검찰에 대한 국민과 역사의 평가가 정확하게 이루어질 것을 확신합니다.

사랑하는 검찰가족 여러분!
짧지 않은 27년 공직의 길이었지만 돌아보니 한바탕 꿈인 듯 합니다.
하지만 늘 헌신적이고 믿음직한 여러분들과 함께 하였기에 언제나 행복했습니다.
그동안 베풀어 주신 과분한 사랑과 은혜에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항상 건승하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09년 6월5일 검찰총장 임채진

Posted by 지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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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총장이 사퇴를 하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와 관련하여 국민에게 사과를 했다.
여러 가지를 생각나게 하고, 향후 여러 가지 영향을 미칠 사건이다.

사퇴의 변 전문은 아래와 같다 (생각보다 찾기 힘들었음)
출처 : http://polinews.co.kr/viewnews.html?PageKey=0101&num=9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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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을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상상할 수 없는 변고로 인해 많은 국민들 슬프게 하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이번 사건을 총 지휘한 검찰총장으로서 진심으로 국민에게 사죄드립니다.
원칙과 정도, 절제와 품격의 바른 수사, 정치적 편파 수사 논란이 없는 공정한 수사를 통해 국민의 신뢰를 한 단계 높이려고 최선을 다했지만 역부족이었습니다.

이미 사직서 제출한 바 있고 사태 수습이 우선이라는 명분으로 되돌아왔으나 이번 사태로 인한 인간적인 고뇌로 평상심을 유지하기 힘든 제가 검찰을 계속 지휘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한-아세안 정상회담이라는 국제적 큰 행사가 무탈하게 잘 종료된 이 시점에서 물러나는 것이 저의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수사와 관련해 제기된 각종 제언과 비판은 이를 겸허히 받아들여 개선해 나갈 것으로 생각합니다.

아울러 이미 밝힌 이번 수사의 정당성과 당위성을 존중하여 주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그동안 저와 검찰에 격려를 보내주신 국민 여러분과 검찰 가족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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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지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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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노무현 전 대통령께 호의적인 편이기는 하지만...

전직 대통령께서 돌아가셨는데 서거가 아닌 사망이라는 단어를 쓰는 언론들에게 무척 화가난다.
대통령의 배우자를 권양숙'씨'라고 하는 것까지는 그려려니 했지만..
(모 그룹 총수의 배우자는 홍라희 '여사'라고 하는 언론들도 권양숙'씨'라고 하더군. --; )

언론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 정치적 견해가 다르고 평가가 다르다고 해도 '서거'라는 단어를 써야 할 것이다.
(설령 안좋은 감정이 있더라도 이미 돌아가신 분인데 그정도는 할 수 있고, 해야하지 않나?)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Posted by 지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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